제주도 집에 가면 일단 냉장고를 열어봅니다.
부모님이 작은 텃밭에서 소소하게 이것저것 키우시는데 두 분이 드시다보니 아무리 적게 수확해도 소비가 쉽지 않아 몇몇 과일들을 냉동실에 얼려 놓으십니다.
그 중 하나가 방울토마토입니다. 그러다보니 언제부턴가 집에가면 방울토마토 털기가 제 필수 업무(?)가 되었어요.
사실 그때그때 토마토 양에 따라 눈대중으로 양을 바꾸고 재료도 이것저것 더 넣어보고 해서 고정된 레시피는 없지만 올해도 또 만들어야하기에 기억을 되살려 기록해봅니다.
준비물
얼린 방울 토마토 2~3봉 (후라이팬 다 채울 정도)
양파 1/2 개에서 한 개
다진마늘 2스푼
기호에 따라 바질 또는 파슬리가루 살짝
소금
올리브유
마지막에 케첩 살짝
일단 양파는 적당히 잘게 썰어줍니다.
올리브유 두르고 다진마늘과 양파를 노릇하게 볶습니다.
어차피 뭉근하게 계속 끓일거라서 너무 힘 뺴지 않아도 괜찮아요.
한 번은 스텐 후라이팬에 다진마늘 볶다가 기름이 다 사라지고 마늘이 팬에 자꾸 들러붙어서 고생했거든요.
그렇다고 기름을 계속 넣기도 좀 그렇고..
코팅팬에 양파랑 같이 넣으니 그래도 좀 물도 생기고 괜찮더라구요.
방울토마토는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껍질을 벗겨준 뒤 후라이팬에 투하 합니다.
적당히 열이 올라오면 살짝살짝 눌러주면서 형태를 뭉개줍니다.
그냥 끓이기만 해서는 형태가 잘 안 없어지기도 하고 적당히 잘근잘근 눌러주는게 금방 국물 형태로 변하고 좋더라구요.
이제 본격적으로 중약불에서 끓이기 시작.
저는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중간중간 잘 저어줬어요.
이 때, 소금간 잘 맞춰주고 허브류 넣어주실분은 넣어주세요.
저는 간만 잘 맞추고 따로 허브는 첨가 안 했어요. 예전에 집에서 키우던 바질을 채썰어서 넣어봤는데 잘 모르겠더라구요.
후라이팬에 거의 꽉 차던 것이 적당히 걸쭉하게 졸아들었습니다.
대충 농도를 보면 아 이정도면 다 되었구나 라고 느껴지는 때가 오는데 그 때까지 끓이면 되어요.
맛을 봅니다.
괜찮긴 한데 뭔가 심심하다..

대부분의 경우 저는 그랬습니다.
이 때, 마법의 재료 케첩을 살짝 추가합니다.
너무 많이 넣을 필요는 없지만 조금씩 넣으며 맛을 보면 딱 완성된 맛이 나는 때가 있어요.
그럼 이제 완성이에요.
저는 만들자마자 따뜻한 상태로 한 그릇 덜어서 빵에 찍어먹고 스프처럼 떠먹기도 하고 해요.
간이 세지 않은데도 맛이 괜찮습니다.
나머지는 유리 용기에 담아서 냉장 보관하면서 파스타도 해먹고 최대한 빠르게 소진합니다.
차곡차곡 모은 토마토 이렇게 먹으면 금방 사라지네요.
노력하는거 보면 사먹는게 낫다고 하지만 나름 만드는 재미가 있습니다.
냉장고에 토마토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한 번 시도해보세요.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문자 T는 웨딩 메이크업 샵을 어떻게 고를까? (5) | 2024.11.16 |
---|---|
블로그 방문자 500배 성장기 - 오블완과 함께 (20) | 2024.11.15 |
서울 542번 버스 폐선 (1) | 2024.08.29 |
2024 봄 청계산 매봉 등산기록 (1) | 2024.04.20 |
2023년 4월 월간일기 (2) | 2023.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