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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첫눈 내리는날 이석증은 가혹하군요

열흘쯤 전부터 자다가 자세를 바꾸며 기지개를 펼때 '핑~' 하고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어요.

그땐 이상하긴 했지만 잠결이기도 하고 해서 무심코 넘겼는데 오늘 아침 눈을 떴는데 천장이 팽글팽글 돌아가는거에요. 조금 지나니 괜찮아지길래 일어났는데 또 어지럽더라고요. 자꾸 어지러우니 속도 메슥거리고 뭐가 잘못됐구나 싶어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서는 어지러움이 발생했을 땐 아래와 같이 세 가지를 의심할 수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1. 뇌졸증이나 뇌출혈 등의 뇌 혈관 질환
  2. 협심증 같은 심장질환
  3. 중이염 혹은 이석증 같은 귀 정전기관 문제

안 그래도 오늘 갑자기 눈이 펑펑 오면서 기온이 훅 떨어졌잖아요. 걱정이 덜컥 되더라구요.

눈동자 움직임이나 균형잡기 등 몇 가지 검사를 해보고 아마도 귀 문제 같다며 이비인후과로 넘어갔습니다.

이비인후과에서도 몇 가지 비슷한 검사를 하고나서 VR처럼 생긴 고글을 쓰고 눈동자 움직임을 관찰했는데요

신기하게 목을 왼쪽으로 돌려서 눕거나 하는 자세를 취했을 때, 제 눈동자가 한 쪽 방향으로 계속 튀는 움직임을 보이더라구요.

 

결과적으로 이석증 진단을 받고 진동기로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 보내는 치료도 하고 돌아왔습니다.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여전히 어지러움이 있어서 오늘은 집에서 좀 쉬어야겠어요.

이석증 치료 시 주의할 점 중 하나가 고개를 아래로 숙이지 않는 것이었는데요

  • 신발을 신거나 뭔가를 주울때 다리를 굽혀서 앉아서 줍고
  • 핸드폰을 볼 때에도 고개 높이로 들어서 보고
  • 머리를 감거나 세수할 때에 샤워기로 허리를 편 채로 하고
  • 마치 목에 깁스를 감아 놓은 것처럼 많이 숙이지 않게 유지해라.

라고 하셨거든요. 근데 오늘 눈이 왔잖아요~ 바닥을 보지 않기 위해서 멀리 보며 조심조심 살금살금 걸어서 복귀했어요.

어지러운 와중 풍경이 너무 예뻐서 사진도 열심히 찍고 싶었는데 많이 못 찍어 아쉽네요.

 

 

아직 가을을 떨궈내지 못했는데 갑작스레 눈을 맞으니 부조화가 안타까우면서도 예뻐서 찰칵.

 

 

의자에 쌓인 눈이 너무 귀여워서 찰칵. 열심히 셔터를 눌렀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입사 초에 한 번 이석증에 걸린 적이 있는데 그때에는 걸을 때에도 휘청 거릴때가 있었던 것 같아요. 회사에 적응하면서 집에서도 독립하느라 긴장을 많이 했었나보다 했는데 조심조심 다니다가 주말에 24시간 가량 훅 잠들은 후에 괜찮아졌거든요.

이석증은 재발율이 높다고 하네요. 특히 나이 들수록 혈액 속 '비타민 D' 농도가 떨어지기도 해서 점점 높아진다고 하더라구요. 나름 적당히 운동하고 건강하게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더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오늘은 일찍 퇴근한김에 정자세로 누워서 푹 잘 자야겠어요.

오블완 마지막 글을 무엇을 쓸까 고민했는데 첫 눈과 이석증이라니 오늘을 기록하며 오블완 마무리네요.

다들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