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돌아오는길에 부모님께서 이것 저것 싸주셨어요. 고구마, 감, 껍질까서 얼려놓은 밤, 무화과 잼, 매실청, 개복숭아청 등등 먹을 것들이 많아졌네요.
그 중 가장 제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게 바로 밤이었어요. 예전에 너무 궁금해서 보늬밤조림을 한 번 만들어봤었는데요 그때 밤껍질 까는게 이렇게 힘들구나 깨달은 적이 있거든요. 이걸 하나하나 다 까서 냉동을 해 놓으셨으니 꼭 잘 먹어야하는데 특히 밤은 금방 상하기도 하고 냉동되어 있다가 몇 시간 동안 상온에 노출되었으니 다시 냉동하기도 걱정되더라구요.
일단 집에 도착하자마자 밤을 삶았습니다. 처음에 강불로 해서 그런건지 캐리어 안에서 충격을 너무 많이 받은건지 약불로 졸이다보니 밤들이 조각조각 갈라졌어요. 껍질 벗긴 밤은 맛이 조금씩 떨어진다길래 소금이랑 설탕을 조금씩 넣어서 간도 해줬는데요 먹어보니 설탕이 너무 적었는지 적당히 간간한 맛의 밤이 되었습니다.
한 번에 다 먹기가 힘들어서 그릇에 담아 냉장실에 보관했어요. 몇 일 정도는 버텨주겠죠?
주말을 맞이해서 밤을 어떻게 먹어볼까 고민하다가 급 추워진 서울 날씨에 몸이 으슬으슬 하길래 따뜻하게 밤 라떼를 해먹어 보자고 결심했어요. 블로그에서 슥슥 찾아보니 우유랑 밤을 갈고 데우면 되는 간단한 레시피더라구요.
저는 삶은 밤 한 그릇과 우유 400 ml 정도를 블렌더에 넣고 갈았습니다. 거품이 꽤 생기네요.
반씩 나눠서 전자렌지에 데웠는데요 300 ml 는 2분 데우니 따뜻했습니다.
전자렌지에 데운 뒤 꺼내면 자잘한 거품이 더 올라와서 따로 거품을 내지 않아도 되고 편하네요. 어떤 블로그에서 샷을 추가해 드셨다길래 저도 캡슐 커피 한 알을 내려봤어요.
왼쪽은 샷 추가한 밤 라떼, 오른쪽은 순수한 밤 라떼입니다. 둘 다 크리미한 느낌이 따뜻하고 맛있어보이죠?
제 개인적인 입맛으로는 순수한 밤 라떼가 밤 맛도 더 많이 나고 맛있었어요. 커피 샷을 추가했더니 커피 맛이 강해서 일반 라떼랑 비슷하게 느껴져서 좀 아쉬웠습니다. 굳이 따로 커피나 설탕을 추가하지 않아도 밤과 우유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울려요.
생각보다 간단해서 고구마도 라떼로 만들어 먹어보려고요.
추운날 따뜻한 차 한 잔 하시고 건강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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