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은 은퇴 후 제주도로 이사를 가셨어요. 자식의 입장으로는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부모님이 계시면 좋겠지만 부모님 좋은게 제일 좋은 거겠죠.
오랜만에 부모님을 뵈러 갔더니 횟집에서 저녁을 먹자고 하셨어요. 회 먹은지 오래라 신나서 달려갔는데요 옛날에 부모님이 데려가 주시던 곳처럼 스끼다시가 코스로 나오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쌈장에 마늘이랑 고추랑 썰어넣고 참기름까지 비벼서 찍어먹으면 진짜 맛있는데요..
전복죽이 첫 식사로 나왔어요. 고소합니다.
전복이랑 굴이 정말 맛있었고 문어도 괜찮네요. 저 작은 오징어가 뭐냐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꼴뚜기냐 쭈꾸미냐 싸우다가 인터넷 찾아보고 "갑오징어 새끼" 라고 판명났습니다. 욕 아닙니다 ㅎㅎ 엄마가 자꾸 새우를 까주시고 홀수개로 나온 음식은 더 먹으라고 권하셔서 꿀떡꿀떡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저 회무침인 줄 알았던 회덮밥이 진짜 맛있었어요. 맛있어서 열심히 먹다가 뒤늦게 올라오는 매콤함까지 일품이었네요.
요즘 히라스가 맛있다며 초밥도 내어주셨습니다.
모둠회로는 히라스와 참돔이 나왔습니다.
저는 히라스가 뭔가 했는데 부시리라고도 하는 전갱이과 생선이래요. 방어랑 헷갈리는 사람도 많다고 하네요. 제주도라 그런지 회가 쫄깃했어요.
함께 싸먹으라고 밥과 김도 주셨습니다. 이때쯤 느꼈어요.
아...배가 부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억 나시나요? 한 판 회를 먹고나면 기름진 녀석들이 줄줄이 나온다는 것. 뭐 하나 별로다 싶은게 없어서 하나 둘 집어먹다보니 또 다 맛이 괜찮은거에요. 부모님이 '이거 더 먹어봐, 저거 더 먹어봐~' 하시는 통에 남김없이 열심히 먹었습니다.
마지막 킥이 요 지리탕이었어요. 국물이 하얗지만 얼큰합니다. 속에 수제비랑 고기가 들어있는데 배부른데 쫄깃한 수제비가 계속 들어갑니다. 고기도 자꾸 고소해서 가시를 열심히 바르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배부르고 느끼한 속을 따뜻한 국물이 쏵 쓸어주니 너무 좋은 마무리였습니다. 회 너무 맛있지만 역시 다 먹고나면 익힌 고기가 맛있더라구요 ㅎㅎ
부모님이 어릴 때 사주셨던 그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 저녁이었습니다.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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